SKT는 통신사! 반만 맞는 말이라고?…그럼 뭐죠?

[인터뷰] SK텔레콤 GLM 어플리케이션팀 홍수린님

“SK텔레콤은 통신사 아니야?”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SKT는 5G 가입자 1,3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명실상부 국내 1위 통신사이다. 그래서 반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통신사’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현재 SK텔레콤은 에이닷(A.), 이프랜드(ifland), T우주 등의 AI 기반 서비스를 필두로 하여 ‘AI 컴퍼니’로 도약 중이다.

오늘 만난 홍수린님도 IT기업으로서의 SK텔레콤의 역량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로라 하는 IT기업 대신 SK텔레콤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5년동안 근속했던 이유를 묻자, 한결 같이 ‘조직 문화’를 그 이유로 꼽았다. 사실 SK텔레콤의 조직 문화는 그동안 개발자들에게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지겹게 들었던 답이다.

도대체 SK텔레콤의 조직 문화가 어떻기에 그러는 걸까?

조직 문화부터 취업 준비 꿀팁까지, SK텔레콤 GLM어플리케이션팀 홍수린님을 통해 알아보았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GLM어플리케이션팀에서 에이닷의 대화 성능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는 홍수린이라고 합니다. 벌써 몇 달 뒤면 SKT에서 일을 한지 만 5년이 되네요.



Q. A. 대화 GLM어플리케이션팀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저희 팀은 GLM(General-purpose Language Model)을 이용해 실제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GLM만 학습하는 타 팀이 있고요, 저희는 그 모델을 추가로 fine-tuning*해서 챗봇 대화, safety 필터링, 감정인식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각 용도에 맞게 데이터 제작 및 개발을 수행합니다.

* ‘Fine-tuning’이란 기존에 학습되어져 있는 모델을 기반으로 아키텍쳐를 새로운 목적에 맞게 변형하고 이미 학습된 모델의 가중치를 미세하게 조정하여 학습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Q. 수린님이 System 감정인식 엔진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어요. AI도 사람의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건가요? 어떤 방식으로 AI가 감정을 인식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학습모델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감정은 무지개 같아서 경계가 명확하지 않고 사람마다 기준도 다르기 때문에, 먼저 어떠한 언어적 표현이 어떤 감정에 매핑 되는지 기준을 정하고 이에 맞추어 데이터를 제작합니다. 예를 들면 ‘나 오늘 너무 슬퍼…’에 ‘sadness’라는 클래스를 부여해주는 것이죠.

이렇게 내부적으로 텍스트-감정 클래스 매핑된 데이터가 수십만 개 쌓이면 그 데이터를 이용해 분류 모델을 학습합니다. Input이 들어왔을 때 분류 모델에서 일정 기준 이상 신뢰도로 분류된 것들은 해당 감정 클래스로 결과가 리턴되고요, 신뢰도가 기준 이하인 것들은 중립으로 리턴됩니다. 그리고 오답이 존재하는 경우 분류 모델에서 수정하기 위해서는 모델 학습을 새로 해야 하기 때문에 수정사항을 빠르게 반영하기가 어려워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캐싱과 패턴 매칭도 보조 수단으로 같이 사용하여 전체적인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 ‘캐싱(Caching)’이란 사용자의 요청이 많은 콘텐츠를 별도 서버에 저장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네티즌에게 빠른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 ‘패턴 매칭(pattern matching)’이란 데이터를 검색할 때 특정 패턴이 출현하는지, 또한 어디에 출현하는지 등을 특정하는 방법의 일종이다. 대량의 데이터를 다룰 때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다.
감정 인식 모델은 이용자 쪽이 아니라 system 발화(에이닷이 말하는 부분)에 적용되어 있어요. 에이닷은 감정 인식 모델을 통하여 자신이 말하는 내용의 감정에 맞추어 캐릭터 표정이나 모션을 변경하도록 도와줍니다.


Q. 수린님 설명을 들으니 굉장히 흥미로운 분야에서 개발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현재는 어떤 분야를 개발하고 계신가요?

감정인식 엔진 외에 에이닷 대화모델 자체를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일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용자와 에이닷 봇이 대화를 이어나갈 때 더욱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응답이 생성되어야 이용자가 몰입하여 길게 대화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해 여러가지 성능 고도화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Q. 어떤 회사에서 일을 할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을텐데요. 특히나 요즘 정말 귀하다는 개발자세요. SK텔레콤은 통신사로서는 국내 최고 기업이기에 개발, IT라고 하면 조금 낯설기도 해요. 특히나 SK텔레콤이 첫 회사이신 것으로 아는데요.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 SK텔레콤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SK텔레콤에 신입 공채로 입사했지만, 입사 전에 1년 정도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요. 1년의 경력을 포기하고 신입으로 현 회사에 입사한 이유는 이전부터 SK의 조직문화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임에도 경직되지 않은 자유로운 분위기이고, 구성원 각자의 책임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죠. 그러한 조직문화가 저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들었어요.(웃음)

그리고 국내 IT 업계의 특성상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협업하여 납품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외주가 아닌 내 회사의 솔루션과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SK텔레콤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실제로 일해보니 어떠셨나요? SK텔레콤을 선택하신 이유, 기대 등에 부합하는 곳이었나요? 직접 하면서 느낀 ‘직장으로서 SK텔레콤’의 매력이라면?!

이곳에서 5년정도 일해보니 입사 당시에 가졌던 기대에 부합하는 좋은 회사라는 확신이 듭니다. SK텔레콤의 구성원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매너가 좋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에요. 동기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들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만족도가 큰 편이죠.

그리고 직장으로서 저희 회사의 가장 큰 매력은 복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 회사는 노동조합 가입 비율도 높고 노조-사측 협의가 잘 진행되는 편이라 그런지 복지나 구성원을 위한 각종 제도들이 탄탄하고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회사엔 없는 엄청난 메리트도 많아요.




 
Q. 아주 솔직하게 여쭤보겠습니다. 18년 입사하셨어요. 이제 5년차, 시장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연차, 심지어 개발자십니다. 수많은 러브콜이 있을 것 같은데요. 5년쯤 한 회사에서 일하면 옮겨볼까 싶은 생각도 들잖아요. 그럼에도 SK텔레콤에서 계속 일하시는 이유는요?  

한 조직 내에서도 부서마다 분위기 차이가 있지만, 저희 개발 부서는 분위기가 자유로운 편이에요. 실무자-리더 간 격의없는 소통이 가능한 곳입니다. 특히 현업 팀장을 거치신 임원분들이 많아서 실무의 어려움이나 실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잘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는 코로나 판데믹 이후에 전사적으로 ‘Work From Anywhere’를 실천하고 있어요. 일상이 회복되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재택 근무를 기본으로 하고요, 출근은 선택적인 분위기이에요. 저는 완전한 재택 근무를 한 지가 벌써 2년은 넘은 것 같습니다. 팀 회식이 있거나 간혹 출근이 하고 싶은 날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업무는 집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런 근무 환경을 가진 회사가 또 있을까 싶네요.


Q. SK텔레콤이 비통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 일환으로 지난 5월에 A.(에이닷)이 출시되었고요. 조직 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내부 개발자로서 체감하는 조직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지금 제가 속한 팀이 에이닷 개발 부서 중 하나인데요. 저를 포함하여 기존에 NUGU 서비스와 관련하여 일하던 인력들이 대거 파견을 오게 되었고요, 갑작스럽게 조직개편이 이루어졌어요. 갑작스러운 조직 변화 때문인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비통신 분야에서 쟁쟁한 경쟁사가 많은데 지금 개발하는 에이닷의 목표가 너무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냐”, “이게 진짜 경쟁이 되겠느냐” 하는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아직 초창기이지만요)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요. 리더들은 좀더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고요, 구성원은 서비스에 애정과 자부심이 늘어가는 느낌이에요. “이거 진짜 되겠는데?” 하는 정도의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Q. SK텔레콤과 개발 업무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수린님만의 취업 준비 꿀팁이 있다면 저희에게만 살짝 알려주세요.

평소 SKT 채용 사이트 올라오는 공고를 통해 관심 있는 업무 분야나 팀을 먼저 파악하시고, 해당 팀의 구성원을 만날 수 있는 경로를 최대한 찾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SKT에서는 컨퍼런스나 대학생 대상 멘토링 등 행사를 많이 개최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실무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멘토로 참여했던 외부 행사에서 멘티들이 관심있어 하는 팀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 팀에 제 동기가 있어 연결해 주었어요. 멘티들은 그 자리에서 취업과 관련한 아주 명쾌한 조언을 듣고 돌아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꿀팁을 얻어가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SK텔레콤에서 개발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실까요?

지금까지 저희 회사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SKT가 IT를 주력으로 하는 경쟁사에 비해 다소 평가절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정말 실력 있고 열심히 일하시는 개발자 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SKT의 경쟁사 하면 네이버, 카카오, 구글 같은 IT 기업보다 KT, LG U+같은 통신사가 먼저 떠오르기도 하고요.

저는 수많은 구성원 중 한 명일 뿐이지만, SKT가 한국의 대표 IT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개발자로서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가다보면 반드시 그 날이 오지 않을까요?(웃음)




저작권은 SK텔레콤에 있으며, 무단 배포를 금지합니다.